독자 000 님의 독후감 제2편입니다.
토머스 칼라일 "영웅의 역사" (2)
박상익 교수님이 독후감 2편을 다시 써보는 것이 어떤지 말씀하셨지만 책 내용도 제대로 생각안난다. 참 읽어도 소용없는 모양이다. 단지 인상 깊은 한 구절로 시작해서 생각을 적어볼까 한다.
토머스 칼라일은 문인으로 나타난 영웅의 번즈 편에서 이렇게 말한다.
"지위란 한낱 명색에 지나지 않다. 명성은 한낱 등불일 따름이어서 사람을 비취줄 뿐이지 더 좋은 사람이나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나는 이 구절이야 말로 칼라일을 전체주의의 맹아적 사상가니, 독재를 옹호했다니, 민주주의에 부합하지 않는 사상가니 하는 오해에 반박할 수 있는 구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토머스 칼라일이 강연의 등장인물로 초대한 사람만을 영웅으로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의 영웅의 조건은 지난 번에도 썼듯이 성실성과 진지함 같은 도덕적인 자질이다.
그렇다면 영웅이 반드시 유명인이거나 권력자, 예언자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어느 시골의 이름없는 사람도 성실성과 진실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면 토머스 칼라일의 이상향 "영웅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한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난 생각한다.
단지 칼라일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유명인이나 권력자, 예언자 등을 택한 것은 등불이 그들을 비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인물들을 볼 수 있고, 그들로 영웅의 개념을 추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칼라일은 그들의 특출난 영웅적인 면보다는 (물론 이런 면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을 비취고 있는 등불, 명성 때문에 그들을 택한 것이다. 그 명성이 크롬웰의 경우처럼 악평이라고 해도 말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칼라일에 대한 비판은 모두 오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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