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유명해진 모 교단에서 그 설립자를 요한계시록 11장에 나오는 두 감람나무의 하나, 즉 두 증인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고 한다. 설립자에 대해 신도들이 존경하는 뜻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설립자 본인이 그런 주장을 한다고 한다. 하기야 현재 서울에서 자기를 재림한 예수라고 주장하는 모 교파의 설립자도 있는 모양이니, 정교분리로 신앙의 자유가 보장된 오늘날, 자신을 두 감람나무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해서 놀랄 일은 아니다. 감람나무가 아니라 자신을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자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고, 또 나온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먼저 신앙이 정치에서 분리되어 절대 자유의 입장에 놓이게 된 이유를 알아야 한다. 깊은 의미에서 그것은 신앙이 절대 양심의 문제, 절대 선, 절대 정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실보다는 내세의 문제, 아니, 그 이상 신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거룩한 신앙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모독하여 혹세무민을 일삼는 거짓 종교가 있다면 이는 언어도단이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실제 문제로서 거짓 종교와 진정한 종교를 어떻게 판별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나 이는 예수도 말씀한 것처럼, 그 열매로써 판단할 수밖에 없다. 즉 도덕적 성격에 의해 판별되어야 한다. 이는 앞서 지적한 것처럼 종교가 양심과 정의, 내세와 신에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심과 정의가 불의나 욕심에 결부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깊은 도덕적 식견이 아니고서는 신앙의 진위를 판별하기가 곤란하다. 이것이 또한 도덕적으로 저급한 사회에 미신적인 타락 종교가 성행하는 이유인 것이다. 그리고 종교가 영적인 것으로서 도덕 이상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자가 있지만, 그 영이 참 영이라면 사람을 죄악에서 해방하여 도덕적인 건전한 인격으로 소생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못한다면 그것은 미신적인 악령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요한계시록 11장 두 증인의 도덕적인 자태로 앞서 언급한 두 인물의 불건전하고 비도덕적인 작태를 지적하고자 한다. 본문의 두 증인은 신앙의 정조를 고수하여 세속에 물들지 않은 기독자들로서, 아합의 불의와 싸운 엘리야 같이, 애굽의 세속주의와 싸운 모세 같이, 세상의 불의와 싸워 결국 그리스도의 뒤를 좇아 십자가에서 죽은, 세상에서는 용납 받지 못한 자들이다. 그들의 입에는 정의의 말씀이, 그들의 심중에는 참 신앙생활이 있었다. 그들의 존재는 세상의 빛이었다. 그러므로 세상은 저들을 용납하지 못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두 인물에게는 오물의 파리떼 모양으로 웬 추종자들이 그렇게 많은가? 선남선녀들로부터 세상 권력가인 국회의원들까지 그들을 선전하고 비호한다. 과연 저들에게 진리와 정의가 있다면 이 불의의 현실에서 결코 그럴 수 없다. 이는 다만 저들의 믿음의 속화, 타락을 말할 뿐이다. 사람의 욕심과 본능을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병을 고친다고? 그것은 무당도, 판수도, 의사도 하는 것 아닌가? 아니, 참 믿음이 있다면 병도 은혜로 받을 수 있지 않은가? 병은 저주할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신앙적 의미를 찾아야 한다. 병 가운데서도 기뻐하는 신앙과 이를 저주하고 불평하는 신앙, 그래 어느 것이 참 신앙인가? 도대체 기독교가 치병교(治病敎)이던가? 그래 요새는 모 씨의 세수한 물까지 동이 난다고 하니, 과연 이는 국민을 야만으로 만드는 혹세무민의 미신이 아닐 수 없다.
『성서연구』 제66호 (1957년 1, 2월)
"그런데 앞서 언급한 두 인물에게는 오물의 파리떼 모양으로 웬 추종자들이 그렇게 많은가? 선남선녀들로부터 세상 권력가인 국회의원들까지 그들을 선전하고 비호한다. 과연 저들에게 진리와 정의가 있다면 이 불의의 현실에서 결코 그럴 수 없다. 이는 다만 저들의 믿음의 속화, 타락을 말할 뿐이다. 사람의 욕심과 본능을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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