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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평구 선생

<노평구전집> 교회 신자의 교회 비판

by 안티고네 2001. 1. 29.

본지는 교회 신자, 특히 교직자들로부터 “교회 비판이 너무 심하다, 독선적이고 독단적이다, 파괴를 위한 중상이다” 운운의 비난을 많이 받는다. 그들에 의하면 나는 결국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어 거짓 증거를 하며, 하나님의 교회를 모독하는 자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변명의 의미는 아니지만, 교회 신자의 교회 비판을 여기 소개하는 바이다. 주필인 나에 대한 사신(私信)을 공개하는 것이다. 처음 것은 두 분의 청년으로부터, 두 번째는 반생(半生)을 교회에 바친 분에게서 온 것이다. 그런데 이 분들은 나에게 비판의 톤을 더욱 높이라고 하니, 이는 과연 나로서는 지기 어려움 짐이다. 다만 교회의 각성을 빌 뿐이다.

1. ‥‥‥우리들이 선생님을 알게 된 동기는 『성서연구』제57호를 통해서였습니다. 귀지를 읽고 전에 받지 못하던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오늘 현대 사회는 작당을 잉태하여 파당을 낳았고, 형식과 가식으로 되어진 소위 성당을 건축함으로써 많은 양의 무리를 이리 가운데로 내쫓고 말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지기수(不知其數)의 교우가 영적 생명의 기근과 기갈 중에서 불안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성서연구』로 선생님의 글을 받아보고자 원하는 심정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만일 귀지를 받고 우리들이 참 진리인 영적 생명의 삶을 소망을 발견한다면 그 이상의 기쁨과 만족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들의 기근 중에 있는 영을 살리는 심정에서 구독 요령이 알려주시면 송금하겠습니다.

2. ‥‥‥그런데 선생님의 보내주시는 『성서연구』를 보고 언제나 잠자던 심령이 놀래 깨며, 감사 감격에 가슴이 벅찰 때도 있습니다. 한편으로 교회 기관지 ○○○보(報)나 기타 잡지를 받아볼 때는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아무 가치 없고 생명 없는 죽어 말라빠진 작대기 같아서, 또 어떤 때는 너무 더럽고 무의미해서 집어던지는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제가 지금 와서 한 가지 감사하게 느끼는 것은, 소위 교회라는 데서 뛰어나오게 되고, 참 기독교 복음 신앙으로 살 각오를 가지게 된 나의 행운입니다. 은근히 기뻐 감사할 뿐입니다. 저는 교회인들의 맹목과 무지, 그리고 허식, 허례, 냉정, 무자비, 악질, 탐욕 등을 실제로 보고 또 듣고 직접 만지고 샅샅이 경험한 사람입니다. 이것은 단지 교회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하는 말은 아닙니다. 이 말을 하면서도 하나님 앞에 스스로 경계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임에야 어찌하겠습니까?

도대체 교회라는 것이, 아니 기독교라는 것이 이래가지고야 무슨 인류 구원이니 신생이니 부활이니 사죄니 천당이니 할 수 있겠습니까? 예수 믿는 사람(또는 교회인)을 보면 안타깝고 불쌍하고 또 한편 증오심도 생기고, 심지어는 교회 부흥운동보다도 교회 박멸운동을 하고 싶은 분격도 일어납니다.

이것은 너무 과언일지 모르나, 여하간 이 절대 진리의 종교를 이처럼 세속화시키고 타락시키는 현대 교회를 그대로 두는 것도 참 우리 신앙자의 죄가 아닐까 합니다. 선생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좀더 강력하게, 교계에 일대 충동을 줄 수 있고 큰 박해를 당하리만치, 바울을 본받아 문서로나 말로나 힘찬 적극적인 운동을 전개해 봄이 어떠하오리까‥‥‥.

『성서연구』 제63호 (1956년 9월)









 "......이 절대 진리의 종교를 이처럼 세속화시키고 타락시키는 현대 교회를 그대로 두는 것도 참 우리 신앙자의 죄가 아닐까 합니다. 선생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좀더 강력하게, 교계에 일대 충동을 줄 수 있고 큰 박해를 당하리만치, 바울을 본받아 문서로나 말로나 힘찬 적극적인 운동을 전개해 봄이 어떠하오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