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2월 15일(일). …각기 당면한 자로서는 산더미 같은 험로요 성난 파도일 것이다. 중학생이 주위의 유혹과 위협을 물리치고 소신으로 독보(獨步)하려 할 때에, 저는 필경 열세의 북군을 거느리고 강대한 남군에 맞서 선전하던 링컨의 신념과 단신으로 보름스 국회에 출석하던 루터의 용기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몸을 돌이켜 위에 계신 분이 볼 때에, 저의 주저함과 마음가짐과 저의 비장한 결심이 오히려 가소롭지 않을까. 저가 신앙에 서서 행하는 것은 태양이 동에서 떠서 서로 지는 것처럼 당연한 궤도를 가는 것일 뿐이다. 비장할 것도 없고 두려울 것도 없다. 저가 지나친 공포를 가짐은 마치 어린 병아리끼리 싸우면서 죽임을 당할까 염려함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높으신 이의 눈으로 보실 때에 우리의 한숨과 우리의 눈물은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작금 상상키 어려울 정도의 맹렬한 사회주의 청년들과 충돌하다. 저들은 나를 백지답안으로 위협하고, 나에게 맹휴의 주장을 강요했다. 인하여 약 3일간 거의 100명의 폭한(暴漢)들과 싸우다. 단신으로 싸우는 용기에는 스스로 비상함을 느끼다. 드디어 동맹휴학은 나로 하여 중지되다. ---?김교신전집?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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