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에커만이 이웃 사람으로부터 들판에서 포획한 종달새 둥지를 하나 얻었다. 그 안에는 종달새 한 마리와 새끼가 함께 들어 있었다. 그런데 어미 새가 방안에서 새끼에게 끊임없이 먹이를 줄뿐만 아니라, 창 밖으로 풀어놓아주어도 다시 새끼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에커만은 그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 갇혀 있는 상태에서도 자기 몸의 위험을 돌보지 않는 그런 어미의 사랑에 진한 감동을 느낀 것이다. 에커만이 그 이야기를 괴테에게 들려주었더니, 괴테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둔한 친구가 어디 있나! 자네가 신을 믿는다면 그런 일에 놀라지도 않을 걸세. 만약 신께서 종달새에게 어린 새끼에 대한 그런 무한한 보호 본능을 불어넣지 않았다면 또한 그 같은 일이 자연계의 모든 생물에게 똑같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세계는 결코 존속할 수 없을 걸세! 하지만 신의 힘은 그와 같이 어디에나 퍼져 있으며, 영원한 사랑은 어느 곳에나 다 작용하고 있다네.”
괴테는 송아지에게 젖을 먹이는 암소 조각을 보고도 그와 비슷한 말을 한다.
“이것 보게! 이것은 지고한 성격의 제재(題材)일세. 세계를 유지시키면서 자연계에 고루 퍼져있는 양육의 원리가 이 작품에 아름답게 비유되어 나타나고 있네. 나는 이런 모습이나 이와 비슷한 상을 신의 존재에 대한 진정한 상징이라고 말하고 싶네.”
--에커만 <괴테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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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종이 다른 어린 새끼에 대해서도 무한한 보호본능이 발동된다.
"신의 힘은 그와 같이 어디에나 퍼져 있으며, 영원한 사랑은 어느 곳에나 다 작용하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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