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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칼라일

[칼라일] 루터

by 안티고네 2022. 12. 18.

루터는 우리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두 시간을 계속한 연설에서 그는 공손하고 현명하고 솔직했으며, 마땅히 복종해야 할 것에는 복종하고,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저작은 더러는 나 자신으로부터 나온 것이고, 더러는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나로부터 나온 것은 인간적인 약점, 즉 경솔한 분노, 맹목성, 또는 완전히 취소할 수 있다면 다행으로 여길 많은 것들이 개재되어 있다. 그러나 건전한 진리와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서 있는 것은 취소할 수 없다. 어떻게 취소할 수 있겠는가? <성경>의 증거로, 또는 솔직하고 공정한 논증으로 나의 말을 반박하라. 그렇지 않다면 나는 취소할 수 없다. 왜냐하면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안전하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내가 여기 서 있나이다. 나는 달리 어찌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여 이 몸을 도우소서!”

 

그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인류의 근대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이었습니다. 잉글랜드의 청교주의, 잉글랜드와 그 의회, 남북 아메리카, 그리고 최근 2세기 동안의 거대한 일, 프랑스혁명, 유럽 및 오늘날 도처에서 보이는 그 사업, 이 모든 일의 싹은 이때 심어졌습니다. 루터가 그 순간 달리 행동했다면 이 모든 것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유럽 세계는 그에게 묻고 있었습니다. “나는 더 저열한 거짓, 침체된 부패, 저주의 사망 속으로 떨어질 것인가, 아니면 어떤 시련을 겪더라도 나의 거짓을 버리고 치료되어 살 수 있을 것인가?”라고 말입니다.

 

이 종교개혁이 있은 후 큰 전쟁, 대립, 분열이 생겨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끝날 날은 아직도 아득합니다. 그리하여 많은 시비와 비난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며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루터와 또는 루터의 대의명분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종교개혁에 돌린다는 것은 이상한 논리입니다. 나는 헤라클레스가 아우게아스(Augeas)왕의 마구간에 강물을 끌어들여 청소했을 때, 그 결과로 주변 전체에 야기된 혼란이 상당했으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헤라클레스의 책임이 아니라, 다른 누구의 책임이었습니다! 종교개혁이 닥쳐왔을 때도 그와 비슷한 여러 가지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은 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훈계하고 통탄하며 비난하는 모든 교황과 그들의 옹호자들에게 주는 세계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이제 너희들의 교황제도는 허위가 되어 버렸다. 과거가 아무리 좋았던들, 지금도 좋다고 너희가 아무리 말한들 우리는 믿을 수 없다. 우리의 모든 마음의 빛은, 하늘이 주신 빛은, 너희들의 그것이 믿을 수 없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그것을 믿지도 믿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감히 그렇게는 하지 않겠다! 그것은 진리가 아니다. 그것이 진리라고 감히 생각하는 체 한다면, 그것은 모든 진리를 주시는 분을 배반하는 것이다. 그것을 집어치워라. 그 대신 무엇이 온다 해도 알 바가 아니지만, 그것은 다시는 상대하지 않겠다!”

 

루터와 그의 프로테스탄티즘은 전쟁의 원인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항거하게끔 만든 거짓된 허구, 그것이 원인입니다. 루터는 신이 만드신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권리와 신성한 의무가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허위가 “나를 믿느냐”고 물었을 때, “아니다!”라고 대답했을 뿐입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더라도 가차 없이 그렇게 해야만 옳습니다. 가장 진실했을 때의 교황 정치나 봉건제보다 훨씬 더 고귀한 결속―즉 정신적․물질적 조직―이 이 세계에 오고 있습니다. 오고야 맙니다. 그러나 그것은 가상이나 허위가 아니라, 오직 사실 위에만 올 수 있으며, 오더라도 사실 위에만 서 있을 수 있습니다. 허위에 바탕을 두고 거짓을 말하고 행하라고 우리에게 명령하는 결속, 우리는 그런 결속과 관련을 갖고 싶지 않습니다. 평화? 짐승의 무기력 상태도 평화롭고 무덤도 평화롭습니다. 우리는 살아있는 평화를 희망하지 죽은 평화를 원치 않습니다!

 

--칼라일, <영웅숭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