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별세하신 장모님 산소에 며칠 전 다녀왔다. 가족 묘지다. 처가 조상님들 비석을 살펴보니 옛 사람들이 참으로 단명했더라. 1870~1909년, 1875~1930년이니 만 나이로 각각 39살, 55살에 떠나신 것. 당연히 두분 다 환갑을 못넘겼다. 예전에 환갑 잔치를 떠들썩 하게 한 이유가 납득이 되고도 남는다.
어릴 적엔 '일제 36년' 하면 정말 아득히 길게만 느껴졌다. 옛 사람들도 그랬을 거다. 39살로 인생을 마감하는 입장에서 보면 일제 36년은 한사람의 평생에 해당한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사람들 입장에선 별거 아닐 수 있다. 인생의 3분의 1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 시간 감각도 예전과 지금이 다르고, 어릴 때와 나이 들었을 때가 다르다는 것.
지질학이나 천문학의 관점에선 100년도 순간일 것이다. 절대자의 입장에선 천년도 찰나 같을 것이다.
초로인생 (草露人生, 풀잎에 맺힌 이슬과 같이 덧없는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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