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쥔장 서평

1. 리더십의 핵심은 도덕적 카리스마 <영웅숭배론>

by 안티고네 2017. 5. 4.

리더십의 핵심은 도덕적 카리스마

 

토머스 칼라일 지음, 박상익 옮김, 영웅숭배론(한길사, 2003)

 

칼라일(1795-1881)19세기 영국에서 존 스튜어트 밀(1806~1873)과 더불어 쌍벽을 이룬 사상가다. 그는 찰스 다윈(1809~1882)내가 알고 있는 한 가장 귀 기울일 가치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을 정도로 당대에 영향력이 컸다.

 

그의 대표 저작 영웅숭배론19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에 속했다. 1841년 초판 간행 후 1928년까지 영국에서 28, 미국에서 25판이 각각 간행되었고, 독일어 번역본은 6판이 간행되었다. 칼라일 사후에는 프랑스어·폴란드어·에스파냐어·이탈리아어·헝가리어·스웨덴어·네덜란드어·세르보-크로아티아어·덴마크어 등 거의 모든 유럽어로 번역되었다.

 

영웅숭배론은 영웅이 역사의 흐름을 결정한다는 영웅사관의 대표 격으로 지목돼 비난받기도 했다. 사실 영웅이란 말 자체가 전사(戰士)의 이미지를 강하게 풍기기 때문에 영웅 숭배는 자칫 군인 영웅에 대한 맹목적 복종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칼라일이 이 책에서 영웅으로 꼽은 루터·단테·셰익스피어·루소 등은 전사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칼라일의 영웅은 도덕성을 갖춘 진실한 인간을 의미했고, 그는 영웅’(Hero)위인’(Great Man), ‘숭배’(Worship)존경’(Reverence)을 같은 의미로 썼다. 이럴 바엔 차라리 영웅숭배위인에 대한 존경으로 바꿔 쓰는 게 좋았을 뻔했다는 생각도 든다.

 

칼라일이 말한 숭배는 상급자에 대한 수동적·맹목적 복종이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는 자발적 존경이었다. 철학자 니체가 권력의지에서 초인과 범인(凡人)의 특징을 의지()의지로 보고 둘을 상반(相反)된 속성을 지닌 인물로 파악한 데 반해, 칼라일은 영웅과 추종자의 차이가 단지 도덕성과 통찰력의 정도 차이에 불과하다고 봤다. 따라서 영웅은 일방적으로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칼라일은 영웅의 영향력을 설명하기 위해 영웅을 광명의 원천으로 비유했다. 그러나 그 은 주변 세계를 아무런 장애 없이 밝힐 수 있는 무제한의 능력을 결코 갖지 못한다. 칼라일은 광명이 빛을 어떻게 퍼뜨리게 되는가 하는 것은, 그 광명에 달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민의 마음에 달렸다고 말한다. 그 결과 영웅숭배론에서 영웅으로 등장한 크롬웰은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조건과 상황이 개선되기까지 12년 동안 묵묵히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인물로 묘사되는가 하면, 새뮤얼 존슨은 시대를 제대로 만나지 못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영웅은 오직 사람들이 그를 따르기로 자발적 결단을 내릴 때만 추종자를 얻을 수 있었다. 지도자의 도덕적 카리스마만이 지지 세력을 확보하게 해 준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영웅에 대한 복종은 버림받은 대중의 수동적 복종이 아니라, ‘작은 영웅들의 자발적 복종이었다. 그가 말한 영웅숭배란 위인에 대한 자발적인 존경과 헌신정도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추종자가 지도자의 도덕성을 존경하고 따를 때 비로소 진정한 리더십도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칼라일은 서기 1세기의 초대 그리스도교를 이상적 영웅 숭배 형태로 간주하고 예수를 모든 위인 중 가장 위대한 인물로 봤다. 영웅과 추종자의 관계는 정치적 지배·예속 관계가 아니다. 고결한 영웅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도덕성을 지닌 수많은 작은 영웅이 있어야만 한다. 영웅의 진정성을 알아볼 품성과 안목을 지닌 자만이 그를 존경할 것이기 때문이다. 칼라일 말대로 그 백성에 그 왕이다. 그러므로 칼라일이 꿈꾼 세상은 영웅들로 가득 찬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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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숭배론

그가 말하는 영웅숭배란 역시 도덕성을 지닌 위인에 대한 자발적 존경과 헌신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영웅적 지도자가 추종자를 얻기 위해선 그를 알아보는 안목을 지닌 작은 영웅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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