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회 자료

[독자와의 대화] nari 님.

안티고네 2001. 5. 11. 22:25


제 칼럼은 또 <하나의 대학>, <진리의 공동추구>를 표방합니다. 오늘은 우석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독자 nari 님의 질문과 그에 대한 제 답변을 올립니다.

사제간의 대화이지만 공식적인 자리이기도 하고, "느들끼리 다해먹어라" 돌 던지실 것 같아(? ^^), 경어를 사용토록 하겠습니다. (물론 이건 제 칼럼의 기본 방침이기도 합니다. ^.^)



nari 님의 글

교수님께

교수님, 안녕하세요. 2학년이 되서야 첨 교수님 뵙고(물론 1학년 답사 때 가끔 뵙긴 했지만요.) 다른 교수님들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유독 교수님의 수업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교수님의 당혹스런 질문은 그 당시엔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제 무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기회이기도 했답니다. 여하튼 교수님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주어져서 전 정말 행운아란 생각까지 들었어요. 꼭 꼬집어 다 늘어놓을 순 없지만...

여하튼 제가 갖지 못하고 있는 점을 교수님께서는 참 많이 가지고 계신 것 같아서 부럽기까지 하답니다. 그래서 교수님께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갖지만 그것도 잘 안돼요. 의지력이 약해서 그런지...

전 교수님의 모든 게 흥미로운 거 있죠. 그래서 이번 방학엔 어떻게 보내실까도 궁금하구요. 저는요, 방학 전엔 뭔가 하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막상 방학이 되니 계획이고 뭐고 다 귀찮아 한답니다. 생각으로만 책도 많이 읽고 배우고 싶은 악기도 배워 보고 또, 자격증 셤에도 도전해야지...

그런데 방학 한지 6일 째인데...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교수님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정말 남부럽지 않은 저만의 방학을 보내는 방법(?)요.^^; 바쁘신 데 넘 무리한 부탁이 아닐지...

그럼 교수님 건강하시구요. 멋진 교수님께 용기 내어 보내는 제자 nari ^^


박상익의 답글

nari 님, 반갑습니다.

어려운 용단(?)을 내려 칼럼에 등록을 하셨군요.

우선 솔직히 말해서 nari 님이 누군지 모르니까 오히려 말하기가 편한 점이 있군요. (물론 나중에 알려주고 싶으면 알려주고요... ^.^)

저는 이 칼럼을 운영하면서, 제 강의를 듣는 우리 대학 학생들이 많이 들어와 주길 바랬는데, 실제는 별로 기대와는 다르더군요. ~.^* nari 님이 아마 실질적으론 두 번째 회원일 겁니다.

기독교에 관심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서양사 전공하는 저의 입장에서 볼 때, 기독교에 대한 지식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현대인으로서, 순수한 지식과 교양 차원에서만 보더라도 문제가 있다고 보여지더군요.

간단히 말해서 이 칼럼은 단순히 기독교에 대한 지식만을 얻기 원하는 사람도 읽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칼럼을 읽으시는 다른 독자 분들은 오해가 없으시길... 제가 기독교를 단순한 지식 정도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그건 정말 크게 오해하시는 겁니다. 이 칼럼이 기독교를 믿는 분과 안 믿는 분 모두에게 활짝 열린 공간이기 때문에 부득이 이런 해명을 하게 되는군요.)

말이 자꾸 중언부언하는데...

nari 님이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그건 제가 아직 모르죠?), 이 칼럼을 통해 저와 얼마든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거죠.

제가 어디 기독교 믿는 학생들만 상대로 가르치는 사람입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남부럽지 않게 방학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

제가 이 칼럼(제1호 부근일 겁니다)에도 올렸지만 독서를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제 칼럼 들춰보면 추천도서 목록도 들어 있을 겁니다.

다음으로 어학 공부를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영어, 한문, 독어, 불어 등등...

작심을 하고 (군대 말로 "죽었다 복창하고") 이번 방학 때 영어를 들입다 공략하는 건 어떨는지요? 영어 공부할 때 성경으로 읽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죠.

이 칼럼(종교 칼럼)을 잘 살펴보면 영어 성경을 설명해주는 곳도 여럿 있답니다. 예를 들면 <이성환의 CCM으로 영어배우기> <영어성경의 맛을 느껴봅시다>, 이런 곳 말입니다.

물론 저도 이 칼럼들의 독자로 등록했죠. 특히 <이성환의...>는 칼럼 운영자 이성환 님이 현재 대학 2학년(목원대 신학과)이니까 아마 도전을 많이 받을걸요? 같은 2학년이잖아요?

그리고 심심하면 제 칼럼에 종종 들어와서, 최근 것만 읽지 말고, 지나간 칼럼들도 찾아서 읽어보세요. 단, 의무적으로 읽지 말고 재미있는 것으로 골라서...

그러면 제가 무엇을 관심 갖고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인지도 저절로 알게 될 겁니다, 아마...

저의 이번 여름방학 계획 말입니까? 저는 이번 방학에도 여느 방학 때와 마찬가지로 글 쓰는 일에 매달릴 생각입니다. 출판사와 번역 계약한 책이 두 권(1, 2권으로 나올 예정이죠.) 있는데, 그 중 첫째 권을 이번 방학 때 마무리 해야만 합니다. 임시로 붙인 우리말 제목은 <서양문명의 통찰 1, 2>입니다. 올 하반기에 이 책(제1권)이 나오면 제가 이제껏 쓰거나 번역한 책이 모두 9권이 됩니다.

그리고 7월중에는 가족들과 함께 경주에 가서 1박을 하고 올 계획입니다. 초등학교 2, 5학년 짜리 딸들을 위해 계획을 잡았죠. (경주 숙소에 예약도 했고요.) 가까운 곳에 당일로 가족과 바람 쏘이러 간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온 가족이 하루 밤을 자고 오는 계획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랍니다.

최근 10년 동안 방학 때마다 책 내는 작업한다는 핑계로 가장으로서 의무를 등한시 한 점이 있지요. 금년엔 저도 사람 노릇 해볼랍니다. (*^o^*)

또 한가지 이번 방학중에는 기독교 신앙에 관련된 서적들을 많이 읽을 생각입니다. 전공 쪽으로 치우친 글쓰기를 하다보니까, 제가 정신적으로 너무 편식을 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신앙 성장에도 문제가 있고요.

필립 얀시, 존 스토트, 프란시스 쉐퍼, C. S. 루이스, 헨리 나웬, 레슬리 뉴비긴 등 기독교 저술가들의 책을 지금 50권 가량 왕창 사놨습니다. (저는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절대 책값은 아끼지 않습니다.) 이런 책들을 읽으며 독서삼매에 빠져볼 생각입니다. (아, 설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이 칼럼을 통해서 nari 님 같은 독자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눌 겁니다.

이만하면 됐나요? 궁금한 것 있으면 또 질문 주시길...

정말 반가웠습니다.

박상익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