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읽기

tvN 강의(벌거벗은 세계사)에서 흑사병 사망률

안티고네 2021. 2. 6. 01:07

 

tvN 강의(벌거벗은 세계사)에서 흑사병 사망률이 유럽 인구의 3분의 1로 소개 되어 역사적 사실에 맞는지 여부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흑사병에 대해서는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상)>에 10쪽 넘게 다뤄지고 있다. 이 책은 원저가 2008년 출간(번역은 2014년)인데다 구미 역사학계의 최신 연구성과를 광폭 수렴하였기에, 사실 이 책만 잘 들여다봐도 서양사에 관한 헛발질을 피할 수 있다.

(번역본 상.하를 합쳐 원고지 1만장이라, 단행본으로 치면 5~6권 분량이다. '개설'이라기보다는 '시대사 모음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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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의 사망률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유럽 인구의 최소한 3분의 1, 아마도 절반이 1347-1350년의 첫 흑사병 유행 기간에 사망했다. 그 후 인구는 계속 줄어들었다. 1450년에 이르러 흑사병, 기근, 전쟁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럽 전체 인구 중 50% 이상이 사망했다. 아마 인구가 가장 많았던 1300년경을 기준으로 하면 3분의 2가 사망했을 것이다. 유럽 인구는 17세기 말까지는 흑사병 발병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이 어마어마한 인구 감소는 유럽의 풍경에 극적인 영향을 미쳤다. 독일만을 놓고 보면, 1348년 이전까지 존속했던 촌락 가운데 40,000개 이상이 1500년경에 이르러 사라지고 말았다. 파리 근교에서는 1348년 이전의 경작지 가운데 절반 이상이 1450년에는 목초지로 변했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버려진 밭과 마을은 숲으로 변했고, 그 결과 유럽의 삼림은 1348년 이전보다 3분의 1이나 늘어났다. 개량된 곡물 윤작법과 불모지에서의 집약농업 감축은 흑사병 이후 유럽 농업의 생태적 균형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다."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상)> 5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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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인구가 가장 많았던 1300년경을 기준으로 하면 3분의 2가 사망했을 것이다." (물론 추정치다. 당시에 정밀한 인구센서스 같은 것이 있었을리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