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읽기

<성서를 읽다>에서 뽑다.3

안티고네 2016. 10. 9. 13:58

"구약의 예언자들은 하나같이 미래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미래를 말한 것은 그들만이 아니다. 점쟁이 역시 미래를 말한다. 그러나 예언자들은 도덕적 행위의 옳고 그름에 따라 미래의 일을 선포한다는 점에서 점쟁이들과 분명히 구분된다. 예언자들은 현재의 도덕적 행위와 미래의 운명이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다고 본다. 그들은 세계 속에 도덕적 질서가 있으며, 인간의 현재와 미래 사이에 도덕적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독일 철학자 칸트는 종교의 기초를 도덕이라고 보았다. 우리 내면에는 거짓말이 내게 이익이 되더라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적 의식(양심)이 있으며, 이 도덕 법칙은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행복”을 생각하지 말고 오직 “도덕적 의무”를 행해야만 한다. 교회와 교리는 오직 인류의 도덕적 발전에 도움이 될 때만 가치가 있다.


현세의 삶은 권선징악 드라마에서 보듯이 악한이 처벌되고 덕행은 반드시 보상을 받는 것이 결코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세상에서는 비둘기의 온유함보다는 뱀의 사악한 지혜가 더 잘 통하고, 도둑들이 죽는 날까지 안락하게 잘 사는 것도 매일 매일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경험에서 가장 놀라운 사실은 죄의 유혹에 직면해서 그것이 옳지 않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유혹에 굴복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이 감정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침에는 훌륭한 결심을 하고 저녁에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어리석은 짓임을 알고 다시금 결의를 새롭게 한다. 양심의 가책과 더불어 새로운 결의가 일어난다. “그대의 행위의 격률(格率)이 그대의 의지에 의해 보편적 자연법칙이 되도록 행위하라.” 칸트는 이것이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정언적 명령(categorical imperative)이라고 말한다. 양심의 무조건적 명령이다!


칸트는 인간이 불사(不死)의 존재임을 느꼈다. 만일 우리가 마음속으로 현세의 삶은 새로운 탄생의 서곡에 불과하며 내세의 삶에서는 균형이 회복되어 아낌없이 베푼 물 한 잔이 백배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막연하게나마 알지 못한다면, 불리한 선(善)이라도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정의감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므로 그는 내세와 신의 존재를 “요청(postulate)”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성서를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