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경성제국대학>
경성제국대학의 학칙을 보면 제1조에, 대학은 학술의 온오(蘊奧)에 이르도록 인격을 도야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되어 있다. ...무엇보다 교단에 선 교수들은 사계의 권위자로 인품이 꽤 높았다. 제1외과의 마츠이 곤페이(松井權平) 교수 같은 이는 단발령(대학생들의 삭발)을 내리고 국민복을 입힌 데 대해 "부질없는 짓이다. 일본은 결국 지고 만다"고 학생들 앞에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부속병원에서 조선인과 일본인 환자를 구분해서 취급하지 않았고, 그런 일이 발견되면 크게 나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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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부 교수들은 사망할 때에 반드시 시신을 실험용으로 써달라고 유언했다. 이비인후과 고바야시(小林靜雄) 교수가 그랬고, 마츠이 곤페이 교수도 해방 전 해에 사망, 제자들에 의해 시체가 해부되었다. 제자들은 스승의 시신 해부를 지켜보면서 숙연한 마음으로 의도 확립(醫道 確立)을 다짐하는 자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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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 조선 총독이 대학을 둘러보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때에도 현관 앞에 도열하는 따위의 일이 없었다. ... 고등관 중에도 천황이 직접 사령장을 주는 최고 고등관을 친임관이라고 했는데, 조선에서는 총독과 경성제대 총장 둘만이 친임관이었다. 같은 친임관이라는 총장의 권위 덕분에, 전시였음에도 학원 내의 최소한 숨통이 보장됐을지도 모른다.
--- 이충우, 최종고 저, <다시 보는 경성제국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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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 지식인, 교수들의 존경스러운 삶의 자세, 이런 걸 제대로 배워야 극일도 가능할 것. 맨날 반일만 하면 뭘하나, 극일을 못하는데.
2. 조선 총독과 경성대학 총장이 동급이었다 한다(예우가 그랬다는 거다). 재벌과 교육부의 시다바리가 돼버린 한국의 '몇몇' 대학 총장 나부랭이들과 심히 비교된다. 역대 정권의 총리직 제안을 여러 차례 거절한 김준엽 고대 총장 정도가 이 나라 대학 총장의 권위와 체면을 세워줘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