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선배들
C. S. 루이스가 생각한 교회
안티고네
2013. 4. 19. 19:57
C. S. 루이스가 생각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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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곰이 좋아도 동물원에 갇히고 싶지는 않은 것처럼, 아무리 성직자가 좋아도 교회에 갇히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우선 교회는 집단적인 곳으로서, 지겹게도 '모이는' 행사를 강조했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 종류의 일이 개인의 영적 생활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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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종교는 선한 사람들이 혼자 기도하거나 두세 명 정도 모여 영적인 문제를 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데 그 수선스럽고 소모적이고 성가신 일들이라니! 종(鐘), 군중, 우산, 게시물, 소란, 끝도 없는 정리 정렬. 나는 찬송이 거슬렸다(지금도 그렇다). 악기 중에 가장 좋아하지 않는 것이 오르간이었다(지금도 그렇다). 게다가 영적 서투름(gaucherie) 때문에 어떤 의식(儀式)이건 잘 참여하지 못하는 부류의 인간이었다.
C. S. 루이스 지음, 강유나 옮김<예기치 못한 기쁨>(홍성사,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