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선배들

우치무라 간조 238<이 해를 끝맺는 글>

안티고네 2010. 12. 26. 16:02

<이 해를 끝맺는 글> 하루는 짧은 일생이며 일 년은 약간 긴 일생이다. 그리고 사람의 일생은 이 짧은 일생과 약간 긴 일생이 거듭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 해를 마칠 때의 감상은 일생을 마칠 때의 감상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년을 슬프게 끝맺는 사람은 일생을 슬프게 끝맺을 것이며, 일년을 기쁘게 끝맺는 사람은 일생을 기쁘게 끝맺을 것이다. 죽음이란 별다른 것이 아니다.한 시기로부터 다른 시기로 옮겨가는 현상이다. 해를 넘긴다는 것은 죽음의 일종이다. 낡은 시기를 떠나 새로운 시기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제 다시금 두 시기 중간에 서서 나는 과거를 뉘우치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감사한다. 이렇게 말한다고 내가 청청결백, 마음에 아무런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다. 나는 남이 나의 결점을 알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이, 자신의 과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희망과 환희로써 이 해를 끝맺을 수 있는 것을 감사하는 것이다.(우찌무라 간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