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선배들
우치무라 간조 1<이 해를 끝맺는 글>
안티고네
2009. 12. 29. 09:53
1<이 해를 끝맺는 글>
하루는 짧은 일생이며 일 년은 약간 긴 일생이다.
그리고 사람의 일생은 이 짧은 일생과 약간 긴 일생이 거듭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 해를 마칠 때의 감상은 일생을 마칠 때의 감상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년을 슬프게 끝맺는 사람은 일생을 슬프게 끝맺을 것이며,
일년을 기쁘게 끝맺는 사람은 일생을 기쁘게 끝맺을 것이다.
죽음이란 별다른 것이 아니다.
한 시기로부터 다른 시기로 옮겨가는 현상이다.
해를 넘긴다는 것은 죽음의 일종이다.
낡은 시기를 떠나 새로운 시기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제 다시금 두 시기 중간에 서서 나는 과거를 뉘우치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감사한다.
이렇게 말한다고 내가 청청결백, 마음에 아무런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다.
나는 남이 나의 결점을 알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이, 자신의 과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희망과 환희로써 이 해를 끝맺을 수 있는 것을 감사하는 것이다.(우찌무라 간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