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밀턴

[연합뉴스]"밀턴은 혁명적 이상주의자였다"

안티고네 2008. 5. 28. 10:41
"밀턴은 혁명적 이상주의자였다"
탄생 400주년 맞아 '밀턴 평전' 출간

 

 2008년 05월 28일 (수) 08:03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밀턴, 그대야말로 우리 시대에 살아 있어야 하겠다. / 영국은 그대를 요구함이 간절하다 / 지금 이 나라는 고인 물 썩어가는 늪 같으니, / 교회도, 군대도, 문학도, 가정도, 웅장한 부호의 저택도 / 마음 속의 행복을 잃었도다. / 아, 우리를 일으키라, 우리에게 돌아오라."

 

영국의 대표적인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1770-1850)는 '런던, 1802년'이라는 시에서 두 세기 전을 살다간 밀턴을 애타게 부른다.

 

종교가 타락하고 예의와 염치가 사라지는 시대에 밀턴 같은 사람이 간절하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로 탄생 400주년을 맞는 '실낙원'의 저자 존 밀턴(1608-1674)의 평전이 국내 학자에 의해 출간됐다.

 

박상익 우석대 교수가 쓴 '밀턴 평전'(푸른역사 펴냄)은 정치가, 사상가, 입법자, 철학자로서의 자질을 동시에 지닌 '진정한 시인'이었던 밀턴의 생애와 사상을 재조명한다.

 

저자는 밀턴이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대시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안팎의 시련을 딛고 일어선 그의 혁명가적 삶을 봤을 때 '실낙원의 저자'라는 사실 만으로는 밀턴의 면모를 다 보여줄 수 없다고 말한다.

 

밀턴에게는 시력 상실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불굴의 의지, 국왕파의 온갖 위협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공화정에 대한 꿈을 견지한 이상주의, 할 말이 있는 사람이 당당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모국어 사랑이 있었다는 것이다.

 

서두에 저자가 밀턴의 입장에서 쓴 '나의 마지막 회상'을 넣은 것을 비롯해 "자신의 정신적 성장과 우리 사회의 미래에 진지한 관심을 갖는 젊은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흥미롭게 구성했다.

 

472쪽. 1만5천900원.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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